헌터 킬러(2018): 심해의 숨 막히는 긴장감, 함장의 결단이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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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데일리 무비입니다. 다들 잠수함 영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그 특유의 폐쇄된 공간이 주는 압박감, 그리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핑, 핑’ 하고 울려 퍼지는 소나 소리가 만들어내는 서스펜스를 정말 좋아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벌이는 고도의 심리전이야말로 잠수함 영화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바로 그 매력을 아주 제대로, 그리고 굉장히 박진감 넘치게 보여주는 영화, ‘헌터 킬러’에 대한 이야기를 좀 길게 나눠볼까 해요.

사실 이 영화,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액션 영화라고 해서 ‘300’이나 ‘백악관 최후의 날’ 같은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는데, 배경이 잠수함이라니 조금 의아했거든요.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어요. ‘헌터 킬러’는 단순히 터지고 부수는 영화가 아니라, 차가운 심해에서 벌어지는 뜨거운 두뇌 싸움과 묵직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더라고요.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잠수함 스릴러의 계보를 잇는, 아주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어요.

영화의 시작은 굉장히 미스터리해요. 러시아 북극해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공격 잠수함 ‘탬파베이’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비슷한 시각에 러시아 잠수함 ‘코네크’호 역시 폭발과 함께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하죠. 이게 단순한 사고인지, 아니면 제3차 세계대전을 유발하려는 누군가의 음모인지 알 수 없는 상황. 미 국방부는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 ‘아칸소’호, 즉 ‘헌터 킬러’를 극비리에 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함선을 이끄는 인물이 바로 원칙보다는 실전 경험과 직감을 믿는 비주류 함장, ‘조 글래스'(제라드 버틀러)예요. 그는 침몰한 러시아 잠수함에서 생존자들을 구조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내 강경파 국방장관의 쿠데타라는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죠. 동시에 지상에서는 최정예 네이비 씰 부대가 납치된 러시아 대통령을 구출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작전에 돌입하고요. 이제 글래스 함장과 그의 ‘헌터 킬러’는 드넓은 바다와 좁디좁은 해협을 오가며 전면전을 막고 VIP를 구출해야 하는,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를 맡게 된답니다.

제가 이 영화에 가장 감탄했던 부분은 바로 잠수함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긴장감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점이에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제가 잠수함 안에 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어뢰가 발사되고 수중 기만기가 터지는 소리, 거대한 선체가 수압에 삐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적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숨죽이며 듣는 소나 소리가 음향적으로 엄청난 몰입감을 주더라고요. 특히 적 잠수함과 좁은 해저 협곡에서 서로를 속고 속이는 장면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어요. CG도 굉장히 사실적이어서, 잠수함이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모습이나 어뢰가 수중에서 만들어내는 포말 같은 디테일들이 정말 실감 났어요. 단순히 시끄러운 액션이 아니라, ‘소리’와 ‘침묵’을 아주 영리하게 활용해서 서스펜스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연출 방식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이건 극장에서 사운드 좋은 관에서 봤으면 몇 배는 더 짜릿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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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훌륭한 연출 속에서 제라드 버틀러의 연기는 단연 빛났어요. 우리가 흔히 알던 ‘스파르타!’를 외치던 근육질의 액션 스타가 아니라, 수많은 승조원의 목숨을 책임져야 하는 리더의 고뇌와 결단력을 정말 묵직하게 보여주더라고요. 그가 연기한 ‘조 글래스’ 함장은 해군사관학교 출신 엘리트가 아니라, 사병부터 시작해 함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에요. 그래서인지 규율이나 규칙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직관, 그리고 부하들에 대한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죠. 이런 그의 리더십은 작전 초기, 위험을 무릅쓰고 적국의 생존자를 구조하는 장면에서부터 명확하게 드러나요.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잠수함 선원은 국적을 불문하고 서로를 구해야 한다’며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이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어요. 영화 내내 그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데, 그때마다 보여주는 냉철한 판단력과 인간적인 고뇌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만들어요. 제라드 버틀러라는 배우가 이렇게 깊이 있는 연기도 잘하는 사람이었나, 새삼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잠수함 내부의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로웠던 건 바로 지상에서 펼쳐지는 네이비 씰의 구출 작전이었어요. 이 두 개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진행되는데, 이게 전체적인 극의 속도감을 조절해주고 스케일을 훨씬 크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잠수함이 심해에서 조용히 움직이며 긴장감을 쌓아 올린다면, 네이비 씰 팀은 적진 한복판에서 총격전을 벌이며 화끈한 볼거리를 제공하죠. 자칫하면 이야기가 분산돼서 산만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영화는 이 두 작전이 ‘납치된 러시아 대통령 구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계속해서 보여줘요. 덕분에 관객들은 육해공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작전을 따라가며 지루할 틈 없이 영화에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후반부에 두 작전이 합쳐지면서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정말 대단했어요.

물론 펜타곤 상황실에서 펼쳐지는 정치 스릴러적인 요소도 빼놓을 수 없죠. 특히 명배우 게리 올드만이 연기한 합참의장 ‘찰스 도네건’은 강경한 매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글래스 함장과 계속해서 대립하며 또 다른 갈등의 축을 만들어요. 현장의 판단을 믿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글래스 함장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원칙과 규범을 내세우는 상황실의 모습은 굉장히 현실적인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과연 무엇이 옳은 결정인지, 섣부른 공격이냐 신중한 접근이냐를 두고 벌이는 팽팽한 논쟁은 이 영화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었죠. 비록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게리 올드만이나 커먼 같은 배우들이 무게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헌터 킬러’는 잠수함 영화 팬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수작이고, 액션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예요. 물론 ‘미국이 세계를 구한다’는 식의 할리우드 영웅주의가 살짝 엿보이기도 하고, 몇몇 설정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런 단점들을 충분히 덮고도 남을 만큼 장르적인 재미와 쾌감이 엄청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차가운 강철 잠수함 안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인간들의 드라마, 특히 자신의 신념과 부하들을 믿고 거대한 위기 앞에 당당히 맞서는 ‘함장’ 조 글래스의 모습은 영화가 끝나고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더라고요. 혹시 주말에 뭘 볼까 고민하고 계신다면, 심해의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헌터 킬러’와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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