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셋(2004): 9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시작된 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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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날이 있지 않나요? 문득 오래전 스쳐 지나간 인연이 생각나고, ‘그때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상상에 잠기는 날 말이에요. 저에게 ‘비포 선셋’은 꼭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랍니다. 전작인 ‘비포 선라이즈’에서 기차 안의 우연한 만남이 하루 동안의 낭만적인 사랑으로 피어나는 걸 보며, 저도 함께 설레고 또 함께 아쉬워했었거든요. 비엔나의 기차역에서 6개월 뒤를 … 더 읽기

수면의 과학 (2006):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만난, 가장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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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현실이 너무 팍팍하고 단조롭게 느껴질 때, 차라리 꿈속으로 영원히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상상력의 날개를 스스로 꺾고 현실의 중력에 순응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씁쓸한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바로 그런 우리들의 잊혀진 꿈과 상상력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도 엉뚱한 찬사를 보내는 작품, 미셸 공드리 감독의 ‘수면의 과학’입니다. … 더 읽기

오만과 편견 (2005): 첫인상의 오만함과 엇갈린 사랑의 편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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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가끔씩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보고 싶어지는 영화가 있지 않나요? 제게는 조 라이트 감독의 ‘오만과 편견’이 바로 그런 영화예요. 고전 소설 원작 영화는 자칫하면 지루하고 딱딱할 수 있다는 편견이 있는데, 이 영화는 볼 때마다 19세기 영국 시골의 싱그러운 아침 햇살 속으로 저를 데려다주는 것 같아요. 배우들의 숨결 하나하나, 흔들리는 촛불, 비 내리는 소리까지… 모든 … 더 읽기

팬텀 스레드 (2017): 한 땀 한 땀 꿰매어 만든 지독하고 우아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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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나면 한동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머릿속을 온통 그 영화의 분위기와 감정으로 가득 채워버리는 그런 작품이 있어요. 제게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팬텀 스레드’가 바로 그런 영화였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우아한 드레스와 고풍스러운 런던의 풍경 뒤에 숨겨진, 인간관계의 가장 기묘하고도 집착적인 형태를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 심리 드라마에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