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2006): 한 권의 책으로 남은, 어느 비밀경찰의 조용한 구원

가끔 그런 영화가 있어요.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반전 없이도, 영화가 끝난 뒤에 자리에서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영화. 제게는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타인의 삶’이 바로 그런 영화였어요. 차갑고 회색빛으로 가득 찬 1980년대 동독을 배경으로, 한 남자의 영혼이 어떻게 서서히 물들어가는지를 너무나도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내서, 보고 난 후 며칠 동안 그 여운에서 헤어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