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2009): 완벽하게 통제된 낙원, 그 섬뜩한 균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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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영화가 있어요. 보고 나면 머릿속이 한동안 멍해지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문득문득 영화 속 장면이나 대사가 떠올라서 곱씹게 되는 영화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송곳니’가 저에겐 바로 그런 영화였어요. 사실 이 감독의 영화들은 ‘친절하다’거나 ‘편안하다’는 말과는 거리가 아주 멀잖아요. ‘더 랍스터’나 ‘킬링 디어’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제 말에 고개를 끄덕이실 것 같아요. ‘송곳니’는 그중에서도 가장 날것의, … 더 읽기

랜드(2021): 상실의 고통을 품고, 자연의 침묵 속에서 길어 올린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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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날이 있지 않나요? 모든 걸 등 뒤로하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날. 휴대폰도, 복잡한 인간관계도, 나를 짓누르는 기억도 모두 차단된 채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하고 싶은 순간 말이에요. 최근에 본 영화 ‘랜드’가 바로 그런 제 마음을 깊숙이 파고들더라고요. 배우 로빈 라이트가 직접 감독하고 주연까지 맡은 이 영화는, 엄청난 비극을 겪은 한 … 더 읽기